[하뉴코미]데이트

2017. 7. 17. 01:20 from 기타

한 달 전 쯤에 쓰고 방치 해뒀던......... 글입니다........무척 쓰레기고.....무척.......................... 예........



*캐해석 이상함

*이상함

*글도 이상함









 "뭐어?"


 코미카도는 읽고있던 잡지에서 서서히 고개를 돌려 마유즈미를 바라보았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고서 눈만 깜빡이는 것이 마유즈미에겐 퍽이나 멍청해보였다.


 "그러니까, 하뉴 군이랑 어디 좀 가셔야 한다구요."


 마유즈미는 평소와 같이 가방을 식탁 의자에 놓고 앉았다. 아, 둘만 가는거니까 데이트일까? 장난스럽게 놀리듯이 덧붙히는 말에 코미카도가 기겁을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엄청난 독설을 퍼부으며 마유즈미에게 다가왔다. 물론 코미카도 켄스케의 전매특허로 내도 손색없을 그 삿대질과 표정을 하고서.


 "뭐, 데, 데이트? 웃기지마. 차라리 미키랑 공동 변호를 하라하지. 마유즈미, 원래도 이상한 머리가 더 이상해지기라도 한 건가? 저기 미야기 촌구석에 있는 정신병원이라도 가서 뇌에 전기치료나 받으면서 미친 사람들이랑 살 부대끼면서 지내면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나? 그것도 아니면 후쿠오카에 얼음이 더 있는 바다에 가서 입수라도 하고 오면 조금은 나아지겠지. 거기서 죽어버리면 더 좋고 말이야!!"

 "하셨잖아요! 센바 화학이랑 프론..."

 "아아, 정말 구역질이 나와 죽는 줄 알았지. 그것보다 더 끔찍하단 소리다. 안 가."


 아무튼 가주셔야해요. 마유즈미는 제 머리를 툭툭치던 코미카도의 손가락을 꺾어버릴 듯이 잡다가 놔주었다. 뒤에서 슬금 온 핫토리가 마유즈미의 앞에 찻잔을 놓고 홍차를 따라주는 소리가 들렸다. 둘은 눈싸움을 그만두고 마유즈미는 판례집을 꺼내었고, 코미카도는 그런 마유즈미를 바라보았다. 시계가 째깍이는 소리가 들렸다. 마유즈미는 자신을 아니꼽게 쳐다보는 코미카도의 시선은 신경 쓰지도 않고 핫토리에게 웃음을 짓고서 홍차를 마셨다. 호록하고 차를 마시는 소리가, 떫은 표정을 짓고 있는 코미카도를 제외하면 매우 평화로운 분위기였을터다. 코미카도 켄스케는 어린 아이가 성질이라도 부리듯 판례집을 식탁에서 밀어 떨어뜨렸다.


 "그럼 귀국했단 소린가?"

 "한지 일주일이나 됐다구요."

 "세 달... 정도 됐군. 마유즈미, 명령이다. 안간다고 전해. 핫토리 씨, 저는 낮잠을 조금 자야겠습니다. 그럼"


 코미카도는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고 2층으로 올라갔다. 마유즈미는 화를 참으며 판례집을 주웠다. 오늘 아침에는 분명 의욕이 있었을 턴데, 저러니까 일 할 힘이 생길 리가 있나. 머리를 식탁에 쿵 하고 박았다. 아픔보다는 코미카도 켄스케에 대한 짜증이 더 컸다.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머리를 쥐어뜯고 싶었지만 그럴 힘도 없었다. 뻐꾹이 시계가 평소와 같이 울렸다. 왜 나는 저런 상사를 두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지끈거리게 했다.




 아침이 됐다. 참새 소리가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하게 해주었지만, 마유즈미에게는 영 찝찝한 아침이었다. 왠지 모르게 무거운 몸을 질질 끌고 평소와 다름없이 사무실에서 출근해서 사무실에서 본 광경은, 잠옷 차림에 머리에는 새 집을 지어 치즈 오믈렛을 우물거리고 있는 코미카도였다.


 "약속 날이라구요. 안 나가셨어요?"

 "나가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 자식 우리 집에 와있었다고."

 "마치코!"

 "하뉴 군?"


 코미카도가 신경질적이게 턱짓을 한 곳으로 시선을 따라가니 입꼬리를 올리고 상쾌하게 웃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그는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마유즈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가 앉아 있는 소파로 걸어갔다. 예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지만 곱슬 머리나 얼굴에 한결같이 따라다니는 미소는 같았다. 세 달전과 같은 체크무늬 정장도. 그가 오늘 아침에 뿌렸을 달콤한 향수의 향이 가볍게 마유즈미의 코 끝을 간질었다.


 "오랜만이야, 마치코!"

 "그러게, 오랜만이다! 잘 다녀 온거야?"


 하뉴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유즈미도 덩달아 입꼬리를 올려 웃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대로 쓰레기들이 빨리 꺼져버렸으면 하는 표정으로 우물거리고 있는 코미카도를 바라보았다.


 "안간다고 했을텐데."

 "선생님."


 하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걸어갔다. 코미카도 바로 옆에 있는 의자를 끌어 앉았다. 하뉴가 간절한 눈빛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미카도는 눈빛 하나 보내주지 않았다. 시선은 정면이었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양손에 포크와 나이프를 쥐고 우물거릴 뿐이었다.


 "자네도 변호사잖나?"

 "무슨..."

 "하뉴 군, 이거 써도 돼."


 일본에 또 언제 올지 모르잖아. 설득시켜보라는 코미카도의 말에 마유즈미가 가방 안에서 사진을 꺼내며 덧붙혔다. 코미카도는 눈동자만을 굴려 제 눈에 흐릿하게 보이는 사진을 좇았다. 대충 분홍분홍한 느낌의 사진. 별 것 아니겠거니 하고 그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마지막 한 입 남은 치즈 오믈렛을 막 입으로 넣었을 때다.

 하뉴 하루키는 눈을 굴려 코미카도를 보다가, 마유즈미를 보다가를 반복했다. 그는 숨을 한 번 들이쉬더니 마유즈미 마치코에게로 갔다.


 "마치코 혹시..."


 하뉴 하루키는 연락처 하나를 받아내었다. 조금 껄끄럽긴 하지만... 곧장 그 길로 마유즈미는 사무소 밖으로 나갔고 사무소는 이내 조용해졌다. 쓰레기 하나가 사라지니 공기가 실로 상쾌해졌다니 뭐라느니 영양가 없는 말을 하는 코미카도에게 하뉴는 몸을 돌려 싱긋 웃었다.


 "코미카도 세이조."


 아버지 맞으시죠?




*




 뒤에서 후광이 비칠듯한 웃음을 지으며 나온 하뉴의 표정에 비해 코미카도는 그야말로 똥을 씹은 표정이었다. 평소의 차림에 변호사 뱃지만 뺀, 꽤 차려입은 모습이지만 그것도 거의 반강제가 아니던가. 벚꽃구경 때 간 사진을 부친에게 보낸다고 협박할 줄 누가 알았겠나. 과거 하뉴매직에 걸려있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저녁뿐이다."


 쏘아붙이는 듯한 코미카도의 말에 하뉴는 고개를 끄덕였다.

 

Posted by 끄쟉끄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