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관을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피아니스트 텐도x그런 텐도의 음악이 너무 좋은 일반인 쿠로오
경쾌한 소리가 들린다. 아마 하얀 건반이 손가락에 의해 눌리는 소리. 그 손가락은 곧 검은 건반으로, 다시 하얀 건반으로 위치를 옮긴다. 열 손가락으로 88개의 건반을 쳐서 만들어내는 소리는 아름답다. 화려하고 환상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혹평과 다름없는 말들이고, 개중 있는 말 중 하나.
'음악이라 할 수 없다.'
연주회. 피아니스트, 텐도 사토리. 안내 책자를 펼쳤다. 곡은 어짜피 봐도 모를테니, 보나마나다. 단정한, 검은 옷을 입고 찍은 사진. 그리고 옆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한 대. 빨간 머리는... 염색한걸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특유의 장난끼가 많아보이는 얼굴. 특이한 사람일까? 연주회를 시작하겠다는 종이 여러 번 울리고, 사회. 그리고 딱 맞는 검은색 연주복 차림의 남자가 나왔다. 꾸벅 인사를 하고서는 형식적인 박수를 받았다. 두어번, 관중을 향해 목례를 하고선 박수소리가 줄어들 때 쯤에야 그 남자는 피아노 의자에 앉았다.
조용해진 가운데 모두의 시선이 그 쪽으로 향한다. 숨을 한 번 들이쉬고, 그의 묵직한 손이 건반에 떨어진다. 낮은 음들이 귀에 박힌다. 그것도 잠시, 점점 올라가는 음들, 바쁘게 움직이는 손들이, 그리고 거기서 들리는 소리들이
아름답다.
연주회는 한 시간 가량이었다. 쉬는 시간 없이 지속되는 연주에 넋을 놓고, 그 사람의 손가락을 바라보고, 귀로는 그 소리만 듣고, 다른 감각들은 다 차단해버리고 연주에만 집중했다. 잘 모르는 나도 알 수 있다. 대단하다.
쿠로오 1인칭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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