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하고 보쿠토의 입을 막는 말이 주변 공기를 미세하게 울렸다. 그게 아니어도 제 앞에 있는 남자, 아카아시 케이지가 손으로 입을 막는 탓에 찍소리도 하지 못했지만. 보쿠토는 눈을 깜빡이며 주변을 살폈다. 좋았던 분위기를 망친 사람은 다름 아닌 숙직선생님이셨다. 그래도 그렇지, 키스 도중에 입을 막히다니. 잠깐 아카아시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렇다고 또 붙잡아 입술을 포개었다가는 아카아시에게 강제로 밀려날 것이 뻔하다. 아니, 밀려나서 끝나기라도 하면 다행이지 일주일 동안 무시당할지도 몰라, 보쿠토 코타로는 그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물론, 기운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도쿄, 별이 보이지 않는 밤하늘 아래에 금색 눈동자가 빛난다. 그 사나운 맹금류의 눈동자가 저를 향하고 있다는 것은 아카아시도 무척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만 그것이 욕정과 무언가가 섞인 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알고는 있지만 모르고 싶다는 아카아시의 사리사욕 아래에 자신은 모르는 것이라고 단정을 짓고, 보쿠토 코타로가 한 발짝 다가와 선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아카아시 케이지는 두 발짝 물러나 거리를 넓혔다.
그러나, 이번의 키스는 예외였다. 보쿠토와 아카아시의 거리가 멀어질 대로 멀어지자 보쿠토는 그만큼 지쳐버린 흰색의 부엉이는 저 자신에게서 먼발치로 떨어져 버린 아카아시를 독수리라도 되는 양 달려가 낚아채듯 안았다. 그게 다다.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이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밀어내지 못한 건, 그냥 생각하지 말고 넘어가자.
"아카아시는 나 좋아해?"
보쿠토는 아카아시의 손에서 입이 해방되자마자 제 앞에 있는 남자를 빤히 바라보더니 물었다. 아니나 다를까, 황금색 눈동자에 저 자신이 비쳤다.
"싫어하냐니까?"
"그런 거 아닙니다."
보쿠토의 재촉하는 말에 아카아시는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 아니, 회피라는 쪽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럼 좋아?"
"그것도 아닙니다."
보쿠토는 아카아시가 고개를 돌린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강아지라도 되는 양. 아카아시 케이지는 그런 자신의 선배가 싫었다. 이내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이 사람은 대체 무슨 대답이 듣고 싶은 건지. 시선을 살짝 떨구니 보쿠토의 얼굴이 보였다. 표정에서 말이 다 읽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럼? 아카아시는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뽀뽀해?"
이 사람이 깝쭉대는 건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아카아시는 발끈한 듯 보쿠토를 쏘아보았지만, 자신의 표정변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깝죽대는 얼굴로 저 자신을 보고 있었다.
"굳이 좋아해야 하는건 아니니까요."
아카아시 케이지라는 남자는 말 끝나기가 무섭게 한 손으로 맹금류의 얼굴을 낚아채 잡더니 쪽하고 입에 뽀뽀를 했다. 그 후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보쿠토의 얼굴을 놓고,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교문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보쿠토에게는 눈 깜짝할 새에 벌어난 일이었다. 그런 그는, 멍하니 대 후쿠로다니 학원 배구부의 에이스이자, 주장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할 멍청한 표정으로 아카아시가 걸어나간 교문 밖을 멍하니 응시했다.
도덕 공부하다가 흑백사고의 오류 나오길래... 학교에서 끄적인거 수정해서.. 근데 흑백논리랑 뜻이 비슷한건지 모르겠는데 아인ㅇ 긍억ㅇ 으아아ㅏ악 맘에 안ㄴ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