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 안읽었습니다
*그래서 캐붕이 개쩝니다
*감동을 중간에 드랍해버렸습니다.
*오글거림니다
*시라토리자와 교복이 어떻게 생긴지 아시는 분 저에게 이미지를 기부해주시겠나요 풀 전신이 안나와요
2월, 아직은 꽤 쌀쌀한 날씨에 샛노란 이파리 하나가 피었다.
시라토리자와 학원 3학년들에게도 끝이 찾아왔다. 꽤 가슴 뭉클한 졸업이라는 이름으로. 시라토리자와 학원 곳곳에서는 졸업준비로 강당을 꾸미고 의자를 나르는데 한창이었고, 강당 무대의 위편에는 '졸업을 축하합니다'라는 형식적인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모든 부가 다 그렇듯, 시라토리자와 배구부도 송별회를 위한 파티를 준비하느라 1, 2학년들은 짬이 나는 대로 부실에 들러 장식을 도와주고 있었다. 3학년들은, 교실에서 반 친구들끼리 서로 롤링페이퍼나 써주고 있지 않을까.
2교시 시작종이 울리고, 3학년들은 우르르 순서 없이 강당으로 가 의자에 앉았다. 2학년 부회장의 축사가 있고, 3학년 회장의 답사가 있었다. 벌써 울컥했는지 눈시울이 붉어진 학생들도 여기저기 흔치 않게 보였다. 교장의 잘 가라는 인사, 교가, 그리고 졸업식을 위해 준비한 노래를 2, 3학년이 부르고 형식적이었던, 그들에겐 별 감동이 없었던 졸업식은 마쳤다. 사진을 찍거나, 서로 부둥켜안고 울거나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지만, 시라토리자와의 배구부 2, 3학년들은 배구부실로 냅다 달려갔다.
5학년 세 명이 문을 열자 보이는 건 케이크 하나와 이리저리 정신없이, 그래도 정성을 들여 꾸민 게 보이는 부실. 치우려면 꽤 걸리겠는데, 라는 선배 같은 생각은 뒤로 한 채 부실 문이 닫혔다.
"고시키 그만 울어라."
"흑흐허허헝... 흐엉 우시지마 선흐허헝..."
"저쪽은 완전 눈물바다네~"
송별회가 끝나고, 뒷정리를 하던 도중 울음을 터뜨린 고시키를 보며 텐도가 피실 웃음을 흘렸다.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자 보이는 사람은 그 뒤에서 풍선을 떼던 시라부 켄지로였는데, 고시키와 같은 우시지마 외길인생을 고집하던 후배. 뭐, 고시키와 달리 어른스러운 면도 있잖아 없지만 그래도 서러운 티도 내지 않고 저렇게 묵묵하다니. 고시키처럼 우는 것까지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졸업 축하드립니다, 우시지마 선배.'하는 말이 다라니. 꽤 담담한 표정에 의문을 가진 텐도는 시라부 쪽으로 다가가 추근대기 시작했다.
"어라라- 시라부는 안 울어?"
"제가 앱니까?"
상냥하게 말하면 입에 가시가 돋는가 보다. 졸업하는 날인데도 날이 선 말투는 평소와 변함이 없다. 텐도는 시라부의 말투에 입을 삐죽 내밀고 꿍얼꿍얼하며 부실 책상 위 봉지 위에 널브러져 남아있는 과자 하나를 집어 먹었다.
송별회로 시끌벅적했던 부실은 시간이 지나고 한두 명씩 빠져나가면서 텐도와 우시지마를 마지막으로 부실 문이 닫혔다. 부실 안에는 세미 에이타와 시라부 켄지로만 덩그러니 마주 보며 앉아있고, 벌써 창문 너머로는 노을이 보일 시간이었다.
"선배."
먼저 정적을 깬 건 시라부였다. 시라부에게로 세미의 시선이 돌아갔다. 미야기가 아닌,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은, 시라부가 생각했던 최장거리인 도쿄보다도 더 먼 지역을 대학으로 선택한 세미에게 좀 더 토라져 있고는 싶지만, 이미 대학이 결정 난 뒤로 거의 한 달을 무시했으니, 겨우 졸업 2주 전에 그 화를 풀었으니. 그것만 해도 충분할 것 같았다.
시라부 켄지로는 세미 에이타에게 손을 내밀었다.
"두 번째 단추, 주세요."
"? 우린 블레이저잖아."
"선배 안에 와이셔츠는 벗고 다니십니까?"
바보같이 물음표를 띄운 물음에 빠직, 하고 목덜미에 핏줄이 설 것만 같은, 항상의 신경질을 낼 때의 시라부의 말투에 세미는 아, 하며 넥타이 뒤에 숨겨진 두 번째 단추를 뜯어냈다. 실이 끊기는 소리가 났다.
심장에서 제일 가까워서, 그렇기에 의미가 있는 두 번째 단추라 했다. 하트를, 심장을 주는 의미라고 했다.
시라부 켄지로는, 세미 에이타가, 저 먼 지방의 대학으로 스카우트가 되었을 때 불안한 마음에 잠을 뒤척였다. 하고 싶지 않았던 생각들이 폭발해버린 것 만같았다. 만일 그 대학교로 진학한다면, 나보고 헤어지자고 말할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었다. '1년'이라는 벽을 실감하는데 심장은 너무나도 가녀렸다.
그 날, 하늘에 박혀서 빛나는 별은 최악이었다.
시라부의 손 위에 세미의 두 번째 단추가 놓였다. 노을빛에 비쳐서 살짝 주황빛을 띠는 그 단추를 시라부는 꽤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세미도 그런 시라부의 눈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둘밖에 없는 부실 안에는 시계가 째깍째깍 돌아가는 소리만이 들렸다. 그렇게 몇 바퀴를 달렸을까 시라부는 빤히 바라보고 있던 단추를 손에 꽉 쥐었다. 세미상이 졸업한다. 졸업식의 노래도, 현수막도, 학사모도, 검은색 졸업장에서도 실감이 나지 않던 게, 고작 이 작은 단추 하나로 실감이 간다는 게 웃겼다.
"선배. 명찰도 주세요. 넥타이도. 기왕이면..."
울컥하는 탓에 입술은 움직이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검은색 졸업장 하나가 눈물에 젖었다.
사실 펜선배가 너무 보고싶어하길래....적었는ㄴ데.... 뒤로 갈수록..... 의욕이 줄어드는 바람에..... 끝까지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시라토리자와 교복.....도와주십ㅂ시오...